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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계기로 한반도 평화를 다시 세워나가자

기사승인 2020.03.31  13:3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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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평화통일연대 '평화칼럼'

전 지구적 생명의 그물망에서 관계를 회복하는 일은 중요하다. ‘너와 나’로부터 시작해서 ‘자연과 우리’를 거쳐, ‘국가와 국가’ 간의 관계에 이르기까지 깨어진 관계를 회복하는 과정이 조금 복잡하고 어려워 보이더라도 포기하지 말고 용기를 가져야 한다. 관계를 회복해 나가는 과정이 곧 평화를 세워가는 과정이고, 그것이 바로 평화 그 자체이기 때문이다. 기독교의 사순절은 관계 회복을 묵상함으로 평화를 갈망하는 시간이다. 인간의 죄로 인해 단절된 모든 관계를 회복시키기 위해 예수 그리스도께서 친히 이 땅에 오셔서 십자가의 고난과 죽임을 당하셨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희생으로 모든 관계의 회복이 이루어지고 온전한 관계 회복의 상태가 지속되는 것을 구원의 평화라고 할 수 있다.

한반도의 평화를 지속시키기 위해서는 남북관계의 온전한 회복이 필요하다. 2018년 북한의 평창올림픽 참가를 계기로 시작된 남북미 관계의 회복은 북한 비핵화와 제재완화를 이슈로 남북간, 북미간 정상회담과 선언, 합의들을 여러 번 만들어냈다. 하지만 결실을 맺진 못했다.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된 이후 남북미 관계는 다시 경색되었다. 그 해 6월 판문점에서 남북미 세 정상이 깜짝 손을 잡았지만, 경색된 관계는 회복되질 못했다. 2020년 새해 첫날, 북한 조선로동당 전원회의 발표문에서 남북이라는 단어는 사라져버렸고, 미사일로 추정되는 북한의 발사체 발사 실험이 올해에만 벌써 네 번째 이어지고 있다.

이 와중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었다. 3월 30일 현재 세계 204개국에 걸쳐 총 73만 9151명이 감염되었고 사망자는 3만 5023명에 이른다. 가히 세계적인 재앙이라 할 수 있다. 한국의 방역 체계가 그 우수성을 인정받아 세계 117개국에서 진단키트를 비롯한 방역 물품을 요청받고 있다. 한국은 지금 코로나19 사태에서 거의 유엔급 역할을 요청받고 있는 셈이다. 하지만 애석하게도 세계 요청 국가들 이름 중에서 북한은 찾아볼 수 없다.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은 남한에 코로나19가 창궐할 때 친서를 보내 문재인 대통령과 남한 국민들을 위로하기도 했다. 북한은 공식적으로 코로나19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지만, 최근 격리자는 2280명이라고 공식적으로 밝히며 국가 비상 방역 체계를 강화하고 있다. 그동안 코로나19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에 비하면 그만큼 북한의 사정이 심각해지고 있음을 간접적으로 알린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에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코로나19와 관련한 인도적 지원을 제안했고, 스위스는 북한에 코로나 방역품 지원을 위한 유엔 제재면제 승인을 받았다.

하지만 남한의 인도적 지원 제안 소식은 들려오지 않는다. 코로나19와 관련된 남한의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대북제의가 시급한 시점이다. 그것은 곧 기회이기도 하다. 팬데믹, 세계적인 대유행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어느 한 나라의 의료적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 특히 우리와 인접한 북한은 더욱 중요하다. 북한의 낙후된 의료 체계, 경제제재로 인한 만성적인 영양실조 등을 고려할 때, 북한으로서는 전염병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을 세우기가 어렵다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 문 대통령은 이미 3·1절 기념사를 통해 보건 분야 공동협력을 제안한 바 있다. 하지만 북한의 반응만을 기다리며 특이 사항이 없다는 통일부의 정례브리핑은 통일부의 존재감을 느끼지 못하게 할 정도로 무기력하게 들린다. 대북 인도적 지원을 정치적 공세로 삼는 사람들을 두려워해서야 어떻게 평화의 언덕에 오를 수 있을 것인가! 우리 정부의 창의적이고 보다 과감한 대북 제안과 대화 시도를 촉구한다.

아울러 북한도 발사체 실험을 중단하고 남한과 미국에 대한 비난과 막말을 멈추어야 한다. 그리고 경색된 남북미 관계를 회복하기 위한 코로나19 대화의 과정에 마음을 열고 참여해야 한다. 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남북미 대화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 평화를 세우는 위대한 과정을 다시 시작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영식/ 낮은예수마을교회 목사, 유코리아뉴스 대표

김영식 youngsikk@gmail.com

<저작권자 © 유코리아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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